난 거의 매일같이 운전을 하면서 이동을 한다. 주로 출퇴근이 주 용도이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짐을 옮길 때 사용한다. 혼자 있을 때는 자동차의 필요성을 거의 못 느꼈지만 가족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동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비단 도로가 꽉 막히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때로는 막히는 도로에서 요리조리 잘 끼어들거나 잘 우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1분이라도 더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전을 하다보면 정말 눈꼴사납게 운전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깜빡이 안 켜고 갑자기 끼어들기, 진입로나 진출로에서 기다리지 않고 맨 앞에서 갑자기 끼어들기, 신호 무시하기 등등등.
개인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보면 신고하고 싶을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내 생활이 바쁘고 귀찮기도 해서 그냥 넘어간 적도 많다. 그런데 최근에 주변에서 정말 개차반으로 운전하는 사람을 경험하고 나니 이내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운전하면 신고를 해야 된다는 것.
그래서 신고를 몇번 해서 실제로 상대방이 벌금을 물게 한적도 있다. 그러나 도로에서 많은 이들은 여전히 난폭, 곡예 운전을 일삼고 무매너 운전을 즐겨한다. 내가 아무리 신고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 주변에서 개차반으로 운전하는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었다. 그 말은 “내가 운전을 참 잘하지 않냐?”라는 것이다.
운전을 잘한다라… 그 사람은 정말 운전을 잘 하는 걸까?
운전을 “잘”한다는 기준은 뭘까?
운전을 잘하고 있는 그의 말을 듣고 운전을 “잘”한단는 그 기준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봤다. 과연 어쩔 때 운전을 잘한다는 것일까?
막상 딱 들어서는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자동차의 조작을 잘 한다는 뜻이 될 거 같다. 이런 의미에서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카레이서”이지 않을까?
최대한 빠른 속도로 빠른 시간내에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핸들 조작 능력이나 자동차의 각종 장치 조작 능력이 뛰어날 것이다. 물론 카레이서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전문적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약간은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 중에서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운전 핸들 조작을 잘 하는 사람? 같은 시간이면 최대한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는 사람? 막히는 도로에서 요리조리 잘 끼어들고 빠르게 가는 사람?
그럼 아래 예를 보고 어떤 경우가 운전을 잘하는 건지 한번 맞춰보라.
- 운전 핸들 조작을 잘 하는 사람.
- 주차를 잘 하는 사람.
- 최대한 빠르게 목적지에 가는 사람. 시속 200 킬로미터라도 괜찮다.
- 막히는 도로에서 요리조리 잘 피하면서 끼어들기를 잘하는 사람.
- 교통 신호도 때론 무시하지만 절대 사고 안나는 사람.
- 스펙타클하게 운전하는 사람. 급출발 급정거를 즐긴다.
- 칼치기를 잘하는 사람. 어떤 도로든 간에 내가 젤 먼저 가야 한다.
-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교통 신호를 잘 지키고 교통 규칙을 준수하는 사람.
- 방어운전을 잘하는 사람. 미리 들어올 때를 알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
운전은 “잘”하는게 아닌 조심해서 해야 한다.
위에서 정답을 찾았는가? 사람들마다 운전하는 방식은 각각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반드시 지켜야 될 사항은 있다. “안전 운전”이다.
위의 예시중에서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이유는 기준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난 운전면허를 딴지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운전할 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나와 내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는 지인이 자랑스럽게 자기는 운전을 잘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칼치기 운전, 막히는 도로에서 무리하게 끼어들기, 급출발 급정거 등의 행위를 반복해서 즐겨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그게 무슨 문제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그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사람들은 때론 목숨이 위태롭다고 여길 정도로 공포심에 사로잡힌다.
그는 결코 운전을 잘하는게 아니다. “난폭 운전”을 하는 것이다. 차를 속도감 있게 몬다고 해서 멋있거나 뽀대가 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아직까지 사고는 안 났지만 그가 사고가 안 난다는 보장이 있을까? 다만 그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
나는 몇년전에 차를 몰다가 예기치 않게 큰 사고를 당했다. 가만히 정차하고 있던 내 차에 트럭이 갑자기 들이받은 것이다. 그 후유증으로 몇 년 동안은 운전대를 잡기 무서웠었다.
그 사고를 내가 과연 예측이나 했을까? 운전을 잘한다는 그들은 사고는 절대 안난다며 자신감을 가지지만 이렇게 자동차 사고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사고가 날 당시만 해도 난 신호를 지켰고 난폭 운전은커녕 일반적인 운전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사고는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때 사고 이후로 난 운전을 “잘”한다는 사람들의 말은 믿지 않는다. 운전은 절대 잘할 수 없다. 아무리 잘한다고 한들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일까?
그래서 운전은 잘하는게 아닌 “조심”해서 운전하는 게 최고인 듯하다. 약간 옆에서 답답하고 천천히 간다고 해서 절대 그 말에 휘둘리거나 할 필요 없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해주면 된다. “네가 내 목숨을 책임질 거냐?”
난 그래서 운전을 “잘”하는 것은 이렇게 정의했다. 운전을 잘하는 것은 “안전 운전”을 하는 것이라고.